일본의 한 대학 연구진이 수컷 쥐 사이에서 새끼 쥐를 만들어냈다. 세계 최초로 수컷 포유류의 체세포만으로 난자를 배양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동성커플 출산에 활용될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CI)에서 열린 제3차 인간게놈편집 국제학술회의에서 일본 규슈대 의학부 하야시 가쓰히코 교수가 이 같은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하야시 교수는 “수컷 체세포로부터 난모세포(난자)를 만든 첫 사례”라며 이를 토대로 “10년 안에 남성 체세포로부터 인간 난자를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수컷 쥐의 체세포를 채취해 줄기세포로 전환한 뒤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체세포에서 Y염색체는 삭제하고 다른 세포로부터 빌려온 X염색체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XX염색체를 가진 iPS 세포를 생성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방법으로 생산된 난자를 수컷 정자와 수정시켜 600개의 배아를 배양했다. 배아는 쥐 몸속에 이식돼 총 7마리의 새끼쥐가 탄생했다.
하야시 교수는 “새끼 쥐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수명 역시 정상이다. 생장한 뒤에 자손도 낳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10년 안에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며 안전성만 입증되면 임상실험에 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X염색체를 일부 상실하는 ‘터너 증후군’을 겪는 여성과 동성커플의 불임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인간 체세포로 난자를 배양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다만 임상 실험 성공까지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인간 체세포는 성숙한 난자를 생산하기 위해선 장기간 배양이 필요해 체세포가 변질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간 여성 체세포로부터 인간 난자를 만들어내는 실험이 번번이 실패한 이유다.
하버드 의대 학장인 조지 데일리 교수는 “인간 난모세포의 경우 독특한 생물학적 특징을 지닌다”며 “하야시 교수의 흥미로운 연구성과를 임상실험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