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조지아주 스톤마운틴 공원이 노예제, 인종차별, KKK(쿠 클럭스 클랜)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전시를 추진하자, 보수 성향의 남부연합 옹호 단체가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조지아 남부연합 후손회(Sons of Confederate Veterans, Georgia Division)는 지난 2일 스톤마운틴 기념협회(Stone Mountain Memorial Association)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공원이 역사적 기념물의 취지를 훼손하고, 현재 정치적 흐름에 맞춰 과거를 왜곡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스톤마운틴 공원은 미국 최대 규모의 남부연합 조각상이 위치한 곳으로, 제퍼슨 데이비스 대통령, 로버트 E. 리 장군, 토머스 ‘스톤월’ 잭슨 장군의 부조상이 산 전체에 새겨져 있다. 특히 이곳은 1915년 KKK가 부활하며 십자가를 불태운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공원을 관리하는 스톤마운틴 기념협회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사회 전반에서 인종차별 기념물에 대한 재검토가 확산되자, 남부연합 상징물을 일부 이전하고 공원의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는 ‘진실 전시(Telling the Truth)’를 추진해 왔다.
전시에는 △노예제 및 남부연합의 관계 △KKK의 부활과 이 지역의 연관성 △남부연합을 미화하는 ‘잃어버린 대의(Lost Cause)’ 신화의 전개 △남북전쟁 이후 흑인 공동체의 삶 등의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조지아 주의회는 2023년 해당 전시와 기념관 개보수를 위해 1,100만 달러 예산을 승인한 바 있으며, 전시는 아직 개장 전 단계다.
이번 전시에 대해 후손회 측은 “기념공원의 원래 목적은 남부연합을 기리는 것이며, 이를 전면 수정하는 것은 주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단체 대변인 마틴 오툴은 “현대 정치 구조에 따라 과거를 바꾸는 것은 불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공원 측은 2021년 기존 로고에서 남부연합 조각상을 제거하고, 공원 내 호수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교체하는 등 변화된 운영 방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와 소송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기념물 논란을 넘어, 역사 해석과 기억을 둘러싼 미국 사회 내부의 깊은 균열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톤마운틴 공원이 역사와 현재 사이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