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MLB) 재진입을 노리던 박효준(27)의 앞날에 빨간불이 켜졌다. 40인 로스터에서 빠진 데 이어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명단까지 제외돼 당장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를 잃었다.
애틀랜타는 2일(한국시간) 2023시즌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26명의 초청선수를 발표했는데 박효준은 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빅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40명 외에 스플릿 계약, 마이너리그 계약 등을 맺은 선수들을 초청선수 신분으로 합류시켜 훈련 하고 시범경기에 뛸 기회를 준다.
초청선수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는 건 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할 정도로 쉽지 않지만 일부 성공 사례도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서도 이대호가 지난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은 뒤 시범경기 활약을 앞세워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3차례 양도지명(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처리돼 우여곡절을 겪은 박효준으로선 이번 스프링캠프 합류가 중요했다.
그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애틀랜타에 왔으나 외야수 엘리 화이트에 밀려 40인 로스터서 제외됐고, 소속이 구단 산하 트리플A 팀인 그윈넷 스트리퍼스로 이관됐다. 입지가 크게 좁아진 만큼 스프링캠프에서 무력시위를 펼쳐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 기회조차 잡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향한 길이 험난해졌다. 애틀랜타는 오는 3월31일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를 예정인데 이 흐름이면 박효준은 마이너리그에서 새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박효준은 지난 2021년 빅리그에 데뷔, 25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됐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피츠버그 소속으로 4차례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되기도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68경기에 나가 타율 0.201, 36안타, 5홈런, 20타점, 23득점, 2도루, 출루율 0.291, 장타율 0.346를 기록했는데 특출한 성적은 아니다.
우선 트리플A에서 뛰게 될 박효준으로선 현실적으로 콜업을 받기까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가 부상을 당하는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박효준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박효준은 지난해 트리플A에서 89경기를 뛰며 타율 0.225, 71안타, 10홈런, 37타점, 48득점, 1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86으로 주춤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나은 성과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