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를 넘는 슈퍼 관세를 주고받은 미국과 중국이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공에 ‘항전’을 선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란 듯 베트남 등 주요 교역국을 방문해 대미 관세 공동전선 구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중국을 언급하며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고 위협을 이어갔다.
시진핑 주석은 14일부터 닷새간 베트남과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동남아 순방길에 올라 첫 방문지인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동남아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미국 포위 전략이다. 베트남은 46%의 막대한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시 주석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현지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세계의 변화, 시대의 변화, 역사의 변화가 전례없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 및 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고 광범위한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 함께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도 13일 통화를 나누고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앞서 예고한 대로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와 자석의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새로운 규제 시스템을 마련할 때까지 희토류와 자석의 선적을 막을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규제 시스템은 미국 군사업체를 포함한 미국 회사에 희토류와 자석이 도달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상대로 이용했던 비금전적 관세 장벽 그리고 불공정한 무역수지와 관련해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며 “특히 우리를 최악으로 대우하는 중국에 그렇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제품을 미국에서 만들어야 하며 다른 나라에 인질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같이 미국 국민을 무시하기 위해 가진 모든 권력을 이용할 적대적인 교역국에 대해 그렇다”고 주장했다.
강 대 강 대치에 당분간 대화나 협상을 통한 돌파구 마련은 어려워 보인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대화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주홍콩 특파원공서는 앞서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며 세계 각국이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하도록 강요하려는 야만인들은 중국의 전화를 절대 기다리지 말 것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