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신임 FBI 국장 카쉬 파텔이 고위 관계자들에게 최대 1,000명의 직원을 워싱턴에서 전국 각지의 현장 사무소로 재배치하고, 추가로 500명을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FBI 시설로 이동시킬 계획을 밝혔다는 관계자의 전언이 나왔다.
이 계획은 파텔이 금요일 백악관에서 취임식을 치른 당일 전달되었으며, 워싱턴 내 FBI 규모를 축소하고 다른 도시의 사무소에서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그의 기존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FBI는 성명을 통해 “국장께서는 FBI 요원들이 지역사회에서 강력 범죄 퇴치에 집중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분명히 하셨다”며 “이 약속을 실행에 옮길 계획을 마련하라고 FBI 지도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계획을 밝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사안을 설명하는 것이므로 익명을 요구했다.
파텔은 목요일 상원 인준을 51대 49의 근소한 표차로 통과했다. 공화당 소속인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과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이 당론을 벗어나 반대표를 던졌다.
“FBI 역사상 최고의 국장이 될 것” –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파텔은 미국 최고의 연방 법 집행 기관을 이끄는 것이 자신의 생애 “가장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는 FBI 역사상 최고의 국장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취임식은 법무장관 팸 본디가 주재했으며,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짐 조던(오하이오) 하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원들이 그를 정말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논란 속 취임… 민주당 “정치적 충성 우려”
파텔은 법무부가 지난달 FBI 고위 간부들을 대거 해임하고,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 폭동과 관련된 수사에 참여한 수천 명의 요원 명단을 요구하면서 혼란에 빠진 FBI를 이끌게 됐다.
민주당은 수주 동안 파텔의 임명을 강하게 반대하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로서 FBI의 법 집행 권한을 남용해 정적을 겨냥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파텔이 과거에 반(反)트럼프 ‘공모자들’을 응징하겠다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파텔은 지난달 인준 청문회에서 헌법을 따를 것이며 보복에 관심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취임식에서는 기자들이 자신에 대해 “허위이자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적인” 기사를 썼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 시절 법 집행 기관이 보수 진영에 편향되었다고 믿는 공화당과 트럼프 수사를 비판해 온 우파 진영은 파텔이 FBI를 개혁할 적임자라며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워싱턴 규모 줄이고 강력 범죄 대응 집중”
파텔은 FBI의 대대적인 개편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다. 그는 워싱턴의 FBI 본부를 폐쇄하고 이를 “딥 스테이트 박물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FBI가 기존의 정보 수집 중심 임무보다 전통적인 강력 범죄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FBI의 “국가 안보 임무”가 폭력 범죄 및 마약과의 전쟁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과 생활 방식에 해를 끼치려는 자들은 법무부와 FBI의 강력한 대응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미국 안팎 어디에 숨어 있든 세계 최대의 추적 작전을 펼쳐 반드시 찾아내고, 그들의 ‘최후’를 결정할 것입니다.”
파텔은 과거 법무부에서 테러 대응 검사로 일했으며,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크리스토퍼 레이 전 FBI 국장의 후임자로 지명됐다.
레이 전 국장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으나, 재임 기간 동안 트럼프와 수차례 갈등을 빚었다. 특히, 2022년 8월 FBI가 플로리다 마라라고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FBI 국장은 10년 임기가 보장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년 넘게 재직한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데 이어, 7년 이상 재직한 레이 국장도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