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에서 열린 할리우드 영화 ‘위키드(Wicked)’ 시사회에서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달려들어 불쾌한 신체접촉을 일으킨 남성에게 싱가포르 법원이 17일(현지시간) 징역 9일 형을 선고했다.
미국 CNN, 싱가포르 CNA 등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법원은 지난 13일 저녁 유니버설스튜디오 싱가포르에서 열린 위키드 아시아태평양 시사회에서 호주 국적의 존슨 웬(26)이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어 그란데에게 달려든 혐의가 공공 소란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찍힌 영상에서 웬은 옐로카펫에서 위키드 출연진과 함께 걷고 있던 그란데에게 돌진해 그녀를 껴안았다. 같이 있던 배우 신시아 에리보가 나서 그란데로부터 웬을 밀쳐냈고, 이후 경비원들이 웬을 제압했다.
웬은 소셜미디어에서 ‘파자마맨(pajamaman)’이라는 이름의 계정을 운영하며 상습적으로 유명인의 무대를 침입해 소동을 벌여 왔다.
올해 초 시드니에서 열린 케이티 페리 콘서트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의 이름으로 생성된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체인스모커스와 위켄드의 콘서트, FIFA 여자월드컵 등 스포츠 행사에 난입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고 CNN은 전했다.
그란데는 웬의 습격에 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여성, 특히 상상할 수 없는 트라우마에서 생존한 사람에게 달려드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란데는 지난 2017년 자신의 영국 맨체스터 콘서트에서 22명이 숨진 자살폭탄테러를 겪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NA에 따르면 이날 선고공판에서 제인 림 차장검사는 웬에게 일주일 징역형을 구형했지만, 크리스토퍼 고 지방법원 판사가 “약간의 상향이 적절하다”면서 형량을 9일로 올렸다.
고 판사는 웬이 “관심을 끌려는” 행위를 했다며 싱가포르에서 자신의 행동으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행동에는 항상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번 징역형이 웬의 행동을 영원히 끝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NA는 웬이 재판이 진행되고 형이 선고되는 와중에도 희미한 미소를 짓는 등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