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이 있는 이강인(22·마요르카)과 페데리코 발베르데(25·레알 마드리드)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이후 4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다시 만난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갖는다. 지난 24일 울산서 열린 콜롬비아전에서 2-2로 비겼던 ‘클린스만호’는 출항 후 첫 승리에 도전한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는 현재 FIFA랭킹 16위로 25위인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서 앞선다. 통산 9차례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1승2무6패로 밀리고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인데 서로 득점 없이 비겼다. 한국의 유일한 승리는 2018년 10월12일 서울에서 펼쳐진 친선경기다. 당시 황의조, 정우영의 연속골로 태극전사들이 2-1로 이겼다.
이번 맞대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포인트 중 하나는 우루과이의 간판 발베르데와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강인의 만남이다.
24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이강인이 발베르데의 반칙성 태클에 넘어지고 있다. 좋아하는 발베르데. 이날 경기는 득점 없이 0대 0 무승부로 마쳤다. 2022.11.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날카로운 왼발과 탈압박 능력을 갖춘 이강인은 대한민국 최고 재능으로 꼽힌다. 카타르 월드컵 이전까지만 해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눈밖에 났다는 평가를 들었으나 정작 본선에 들어서자 출전 기회를 잡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2차전 가나와의 경기(2-3 패)에서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조규성(전북)의 헤딩골을 돕기도 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의 활약도 준수하다. 마요르카의 주전을 꿰찬 이강인은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 25경기에 나와 커리어 최다인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새 사령탑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강인은 지난 콜롬비아전에서 후반 15분 교체로 투입돼 몇 차례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선발로 나설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세계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미드필더인 발베르데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한국전에도 출전해 국내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다. 당시 한 차례 골대를 때리는 등 위협적인 플레이로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2월 라리가에서의 맞대결에서 이강인에게 거친 파울을 한 뒤 오히려 웃고 있는 발베르데. © 로이터=뉴스1 |
다만 좋은 모습만 보였던 것은 아니다. 한국의 집중 견제에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던 발베르데는 이강인에게 거친 태클을 가한 것도 모자라 쓰러진 선수 뒤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지난달 라리가에서 재회했을 때도 이강인에게 비매너 태클을 해 논란이 됐다. 특히 위험한 반칙을 한 뒤에도 미안한 표정 없이 오히려 미소를 지어 마요르카 팬들의 공분을 샀다. 마요르카는 당시 ‘대어’ 레알 마드리드를 1-0으로 눌렀다.
그라운드에서의 악행과 달리 발베르데는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번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카타르 월드컵 후 세대교체 중인 우루과이에서도 핵심 멤버로 뛰고 있다. 발베르데는 지난 24일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견인했다.
악연으로 얽힌 이강인과 발베르데가 28일 서울에서 펼쳐질 리턴 매치에서 어떠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강인이 24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콜롬비아의 경기 후반전, 패스를 하고 있다. 2023.3.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