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에 이어 미국 최대의 반도체 제조회사 인텔도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용 AI칩을 만들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인텔은 12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 적용을 받지 않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칩 ‘가우디2’를 발표했다.
인텔은 가우디2는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를 우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인텔이 미국 정부의 제한에도 중국에 AI용 반도체 수출을 계속하는 것은 중국이 매우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2022년 인텔 매출의 27%가 중국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중국은 인텔의 큰 시장이다.
인텔은 가우디2가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A100’과 비슷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엔비디아도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가 생산하는 ‘A100’ 칩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자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았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 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의 본사.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미국 상무부가 정한 성능 최고 값에 약간 못 미치는 반도체 ‘A800’을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했었다. A800은 A100의 대체재다.
엔비디아도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데이터 센터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할 경우, 미국 산업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영구적으로 상실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을 잃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018년 CES에서 강연하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수출 통제로 IT 기업들의 손발이 묶인 상태”라며 “중국 시장을 뺏기면 대안이 없다”고 우려했었다.
엔비디아에 이어 인텔도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에 사실상 항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