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순이민자수가 지난해 6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 감축을 공약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 대한 압박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가통계국(ONS)은 순이민자수가 지난해 12월까지 60만6000명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기준 50만4000명에서 7개월 만에 10만여명이 급증한 것이다. 2021년엔 48만8000명이었다.
제이 린도프 ONS 산하 국제이주센터 소장은 이날 코로나19 대유행 종식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세계적인 사건들이 이민자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린도프 소장은 “주요 증가 요인으로는 우크라이나와 홍콩에서 도착한 사람들을 포함해 노동, 학업 및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비(非)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은 100여년간 식민 지배했던 홍콩이 지난 몇 년간 중국의 위협을 받자 적극 이민 유치에 나섰다. 지난해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비자 제도를 신설했다.
영국 이민 문제는 2016년 브렉시트를 계기로 대폭 확산됐다. 보수당을 중심으로 브렉시트주의자들은 EU 탈퇴 시 국경을 강화해 이민을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브렉시트 직전인 2015년 이민자수는 32만9000명이었다.
이 밖에도 엔지니어, 건설, 케이터링 부문 기업들은 인력난으로 정부에 외국인 직원 고용 허가를 촉구했다. 최근 아프리카 등지에서 바다 건너에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지난해 불법 이민자수는 4만5000여명으로 확인됐다.
보수당은 지난 10년 집권 동안 이민자수를 10만명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공언(公言)했지만 결론적으론 공언(空言)이 된 셈이다.
이에 수낵 총리는 이날 ITV와인터뷰에서 금주 초 발표된 가족 동반 유학생수를 줄이기 위한 조치들이 이민자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