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출연한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량쯔충(61·양자경)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자 말레이시아가 열광의 도가니로 물들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말레이시아 연예매체 ‘더스타’에 따르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브리씽)의 주연 배우 량쯔충은 아시아계 및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에브리씽’은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이민자 에블린(량쯔충 분) 자신이 혼란에 빠진 가족과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히어로임을 깨닫게 되면서 펼쳐지는 멀티버스 액션 코미디다.
이날 량쯔충은 수상하면서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는 어린아이들에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바란다, 가능성이 되길 바란다”며 “큰 꿈을 꾸고 꿈은 실현된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배우가 미국 최대 영화상인 오스카를 수상하자 량쯔충의 가족과 말레이시아는 열광했다.
시상식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영화관에서 가족과 지켜본 량쯔충의 어머니인 자넷 여는 “정말 행복하고 (딸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말레이시아는 할 수 있다”고 환호했다.
량쯔충의 조카 비키도 “정말 놀라운 순간이었고 말문이 막히고 눈물이 났다”며 “이모가 수상해서 정말 기쁘다”고 웃으며 말했다.
말레이시아 시민들 량쯔충의 “말레이시아의 자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량쯔충의 팬 에밀리 응은 “그는 말레이시아의 자랑뿐만이 아니라 아시아의 자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량쯔충의 팬들은 그의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응원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유저는 “오늘 말레이시아인이라는 게 더욱 자랑스럽다”며 “탄스리 량쯔충을 축하하고 모든 말레이시인이 그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전했다.
‘탄스리’는 민간인에게 수여되는 말레이시아 최고 작위 중 하나로, 량쯔충은 2013년 말레이시아 해당 작위를 받았다.
위 카 시옹 말레이시아 전 교통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전 세계 여성들의 유리천장을 깨고 우리 말레이시아 국민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준 탄스리(량쯔충)에게 감사하다”고 축하했다.
량쯔충이 할리우드로 진출하기 전 10년간 활동했던 홍콩에서도 축전은 이어졌다. 케빈 융 홍콩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량쯔충을 축하하며 “인상적인 업적을 남긴 빛나는 스타”라며 “홍콩 영화산업의 강력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량쯔충은 말레이시아의 부유한 화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1983년 미스 말레이시아에서 우승해 미스 월드 대회에 출전했으며, 이 일을 계기로 연예계에 발들 들였다.
한편 ‘에브리씽’은 여우주연상 뿐 아니라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남우조연상(키 호이 콴),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을 수상하며 총 7관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12일(현지시간)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출연한 량쯔충(61·양자경)이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