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이 종료됐다.
로이터·AFP통신과 CNN을 종합하면 나발니의 장례식은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마리이노 지역의 한 교회에서 치러진 뒤 시신은 도심 외곽의 한 묘지에 안장됐다.
이날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26년간의 완벽한 행복을 선사한 남편에게 감사함을 느낀다”면서 “당신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하늘 위에서 행복하고 나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 할 것”이라고 했다.
나발니가 생전 세운 ‘반부패재단’의 회장인 마리아 페브치크는 위험을 무릅쓰고 장례식장을 찾은 추모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오늘 교회에 오신 분들과 묘지에 오실 분들에게 매우 감사하다. 나발니의 죽음이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 붕괴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발니를 지지하고 그에 대해 글을 써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멈’추지 말아달라’고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러시아 전역에서는 나발니에게 작별을 고하고자 시민들이 모스크바로 모여들었다.
본인을 마리나라고 소개한 추모객은 CNN에 자신이 나발니를 ‘사랑했기 때문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곳을 찾았다면서 “그는 진정한 영웅이었다. 크렘린궁이 나발니의 죽음에 어떤 관여도 부인한 것에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자신을 폴리나라고 소개한 조문객은 나발니의 죽음이 “끔찍하게 슬프다”면서도 그가 많은 러시아인을 하나로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폴리나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타티아나 라고 소개한 한 추모객은 “자신이 나발니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곳으로 나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나는 항상 나발니의 정책과 그의 생각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시베리아의 감옥에서 사망했다. 당국이 공개한 그의 사망진단서에는 ‘자연사’로 작성됐지만 그의 석연찮은 죽음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확산했다.
나발니의 장례식은 현지시간 1일 오후 2시께 모스크바 마리이노 지역의 한 교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장례식은 2시간 동안 진행되며 그의 시신은 모스크바 남동부 외곽 보리소브스코예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장례식 일정에 대한 세부 내용과 조문객이 몇 명이나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나발니 측근에 따르면 조문객은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
이날 경찰은 추모객들이 정치적 시위와 유사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무엇이든 해산 또는 체포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