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의 투타 원맨쇼에 사령탑도 경탄을 금치 못했다. 오타니를 보유한 팀의 수장으로 투타 활약이야 늘 보던 것이었지만 하루 두 경기에서 완봉승과 멀티 홈런을 때린 경우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5회 안타를 맞지 않았다면 노히트 노런도 달성 가능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뛸 땐 완봉과 완투를 여러 차례 했지만, 빅리그 완봉승은 2018시즌 데뷔 후 83경기 만에 처음이다. 오타니의 호투 속 에인절스는 더블헤더 1차전을 6-0으로 승리했다.
오타니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타자로만 나선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2회와 4회 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1삼진 2득점을 기록했다. 37, 38호포를 쏘아올린 오타니의 맹타에 힘입어 에인절스도 11-4로 승리,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쓸어담았다.
미국 스포츠 통계업체 ‘엘라이어스’에 따르면 더블 헤더 한 경기에서 완봉승을 달성하고 두 번째 경기에서 2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MLB 역사상 오타니가 최초다.
오타니(가운데) 네빈 감독. © AFP=뉴스1 |
지근거리에서 오타니의 마법같은 활약을 지켜본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더블헤더 전까지 감독으로 통산 98승을 기록 중이었던 네빈 감독은 2승을 채워 통산 100승을 완성했다. 사실상 오타니가 100승을 만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다.
네빈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런 활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라면서 “자신에게 모든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를 내는 것은 오타니처럼 멘털이 강한 사람밖에 할 수 없다”고 극찬했다.
한편 더블헤더 2차전에서 멀티 홈런을 친 뒤 허리 경련 증세를 보여 교체됐던 오타니는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9일부터 열리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 경기 출전도 문제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