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친환경차 보조금 대상 차종이 발표된 가운데 테슬라를 제외한 전 브랜드 차종에 우리나라 기업이 만든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유럽 등 각국의 완성차 기업들은 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미 행정부에 따르면 IRA 세부지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은 전기차(EV) 16종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6종 등 총 22종이다.
대상 차종 모두 미국 완성차 브랜드가 생산하는 차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독일, 일본 등 완성차 기업의 친환경차는 배터리 부품 및 핵심광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모두 제외됐다.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올해부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친환경차라고 하더라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거나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 사용해야 보조금이 지급된다.
한 가지 조건만 충족 할 경우 3750달러,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7500달러가 지급된다.
강화된 보조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다수 완성차 기업들은 국내 배터리 3사와 협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조금 지급 대상인 미국 완성차 기업 차종 22개 중 17개(약 77%)에 국내 배터리 3사의 제품이 탑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파나소닉 제품이 탑재되는 테슬라의 5개 차종을 제외하면 모두 K-배터리가 들어가는 셈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생산하는 배터리는 GM Blazer 등 5개 차종과 캐딜락 LYRIQ, 포드 E-transit 및 Mustang Mach-E 2종, 크라이슬러 Pacifica PHEV, 링컨 Aviator Grand Touring 차종에 탑재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탑재하는 포드 E-transit을 제외한 모든 차종이 7500달러의 보조금 지급 대상이다.
삼성SDI(018260)는 포드 Escape, 지프(Jeep) Grand Cherokee PHEV 및 Wrangler PHEV 4xe, 링컨 Corsair Grand Touring 차종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차종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3750달러의 보조금만 지급된다.
SK온은 포드 F-150 라이트닝 2종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2개 차종 모두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 향후 IRA 보조금 요건 충족을 위해 북미 생산공장을 둔 한국 또는 일본 기업의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 국내 업계에 완성차 기업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수 완성차 기업에서 물량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손을 잡기로 했다. 현대차의 GV70 전동화 모델의 경우 SK온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을 사용하고 있어 이번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도 조만간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 애리조나주 독자 공장 가동되기 시작하면 테슬라에도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GM과 합작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스텔란티스와의 인디애나주 합작공장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