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사실상 흑해 곡물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연방은 들어오는 선박 등록과 검사를 거절함에 따라 사실상 ‘곡물 계획'(Grain Initiative)을 중단했다”며 “이 같은 접근법은 기존 합의 조항을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 5일 튀르키예(터키)와 유엔 중재 하에 흑해 곡물 수출에 투입될 신규 화물선 승인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나왔다.
현재 튀르키예 영해에는 적재용 선박 62척을 포함해 90척 선박이 우크라이나 항구로 가기 위한 승인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전 이래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설치된 ‘공동조정센터’에서 승인받은 곡물선 만이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3곳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러시아는 지난달 유엔에 보낸 서한을 통해 오는 18일까지 수송을 마칠 수 있다고 보장하지 못하는 선박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8일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흑해 곡물 수출 협상 만료 일자다. 러시아가 계속 곡물선 승인을 미루게 되면 이미 승인된 선박의 작업이 종료됨과 동시에 곡물 수출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개전 이래 지난해 7월부터 두 차례 수출 기한을 연장해 왔다. 다만 지난 3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120일)와 러시아(60일)는 기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일단 수출을 재개했지만, 러시아가 향후 협상에 응하지 않게 되면 오는 18일 만료된다.
러시아는 유엔이 약속한 자국 농업·비료 업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인 연장 조건으로 러시아농업은행의 세계은행간금융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복귀, 자국산 비료 수출을 위한 암모니아 수송관 우크라이나 구간 재개통 등 5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