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호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에서 상대할 일본 야구대표팀이 선발 로테이션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일본 매체는 B조 최고의 빅매치인 한일전에 나설 일본 선발 투수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예상했다.
닛칸스포츠는 20일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가 미야자키 합숙 훈련의 첫 턴 마지막 날인 19일 불펜 피칭에서 37구를 던졌다”며 “사사키는 본선 1라운드 일본의 3번째 경기인 체코전 선발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도쿄돔에서 열리는 WBC 본선 경기(1라운드~8강)에 나설 일본 대표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의 1라운드 첫 경기인 9일 중국전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나서고 10일 한국전엔 다르빗슈가 등판한다. 그리고 11일 체코전엔 사사키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12일 호주전엔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가 선발로 나선다.
또 일본이 1라운드를 통과하면 16일 8강전엔 오타니와 다르빗슈가 연달아 등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으로선 한일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다르빗슈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200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생활을 시작한 다르빗슈는 NPB에서 성공적인 7시즌을 보낸 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MLB에서도 성공 가도를 달렸다. 다르빗슈는 10시즌 동안 242경기에 나서 95승7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0경기에 등판해 194⅓이닝을 소화하며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했다.
다르빗슈는 일본의 WBC 최종 명단에 포함된 5명의 메이저리거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조기 합류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현역 메이저리거의 일거수 일투족은 화제가 됐다. 다르빗슈의 불펜 피칭 땐 사사키와 야마모토 등 후배 투수들이 다가와 피칭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고, 트랙맨을 통해 다르빗슈의 공 궤적을 확인한 코칭스태프는 다르빗슈의 공을 보면서 “마치 다른 두 명의 투수가 던지는 것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르빗슈도 “지금 몸상태라면 언제든 2~3이닝은 던질 수 있다”며 WBC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대표팀 합류 전 샌디에이고와 6년 1억800만달러에 장기계약을 체결한 것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줬다.
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
한편 당초 한일전 선발 투수로 거론됐던 오타니는 다른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게 일본 현지 매체의 예측이다.
다만 등판 순서는 엇갈린다. 닛칸스포츠와 데일리스포츠는 오타니가 중국전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주니치스포츠는 일본이 중국전에 오타니가 아닌 야마모토를 선발로 내세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인절스 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온 오타니가 9일 열리는 중국전에 나서기엔 일정상 무리라는 분석이다. 주니치스포츠에 따르면 오타니는 내달 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MLB 시범경기에 등판한 뒤 4일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일본 대표팀이 6일과 7일 한신 타이거스,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대회 공식 평가전을 갖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타니가 훈련할 수 있는 날은 5일과 8일 뿐이다. 때문에 매체는 오타니가 6일 혹은 7일 공식 평가전에 나선 뒤 11일 이후 경기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 시점에서 일본 매체들은 오타니의 한일전 등판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8년 전 프리미어12에서 오타니에게 힘을 쓰지 못했던 한국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