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6.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4박6일 간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서 ‘기여외교’를 키워드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전면에 나섰고 베트남과 협력 강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중 ‘1호 영업사원’으로서 ‘세일즈’ 외교에도 박차를 가했다.
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모든 순방 일정을 마치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중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연사로 나섰고 프랑스·베트남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다양한 경제 및 미래세대 교류 행사에 참석해 협력 및 교류 강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 키워드 중 하나는 ‘기여외교’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의지를 중심으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실시된 경쟁 PT에서 영어 연설로 “우리는 준비된 후보국이다. 대한민국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세계박람회를 만들 것”이라며 “2030년 부산엑스포는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의 가치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과거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경제 강국으로 변모한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미래세대에 더 큰 꿈과 비전도 제시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21일 열린 공식 리셉션 행사에선 BIE 각국 대표들과 만나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부존자원 없이 맨주먹으로 세계시장에 뛰어들어 여기까지 왔다. 세계 여러 나라와 공유하고 싶은 개발 경험이 많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맨주먹으로(with bear hands)’라고 말할 때 BIE 대표 중에서는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화답한 인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6.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우리나라의 3대 교역국이자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 중 핵심 협력 파트너인 베트남과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하며 협력의 발판을 굳건히 했다.
윤 대통령은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베트남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한도 확대 및 50억달러(5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원조, 2억달러(2600억원) 규모의 무상원조, 3000만달러(391억원) 규모의 양국 공동 연구 등 경제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환경, 기후변화 대응,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에 무상원조하고, 코이카 무상원조로 향후 10년간 3000만달러 규모의 양국 공동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순방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과는 미래산업 분야 및 북한의 도발 및 인권 문제 등에 대해 공조를 확대하고, 트엉 국가주석과는 외교·안보 분야, 경제협력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단독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프랑스 방문 중 윤 대통령은 유럽지역 기업 투자신고식에서 유럽의 첨단기업 6개 사로부터 1조2000억원(9억4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유럽 기업들은 이차전지, 전기차, 해상풍력, 첨단소재 등 첨단산업과 관련된 국내 투자를 진행한다.
‘유럽지역 투자신고식’으로 올해 1~6월 외국인투자 신고금액은 총 165억4000만달러(21조4000억원)를 기록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이는 기존 상반기 최대 실적(2018년 157억5000만달러)을 경신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5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과 동행한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무역상담회에서만 5600만달러(약 73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윤 대통령과 트엉 국가주석은 외교·안보협력 강화, 교역·교류 확대,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대(對) 베트남 원조 확대 등을 담은 ‘행동 계획’을 채택하고, 이를 구체화한 17건의 협정·MOU를 채택했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 적용을 위한 ‘원산지 증명서 전자 교환시스템(EODES)’을 다음 달 개통해 양국 수출입 기업의 편의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이외에도 양국은 베트남이 지난 5월 발표한 ‘제8차 전력개발계획’과 관련해 LNG(액화천연가스) 발전,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신도시 등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협정’을 체결해 양국이 발행한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한 경우 상대국 내에서 입국 후 최대 1년까지 운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밖에도 △산림 협력 △파리협정 제6조 이행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고용허가제 인력 송출·도입 협력 등에 관한 MOU가 체결됐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양국 간 무역 활력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2030년까지 무역 규모 1500억달러 목표 달성을 위한 역동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새 디지털 윤리 규범 제정을 주창한 ‘파리 이니셔티브 선언’, 미래세대 간 글로벌 연대 지원 등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