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의 갈등을 틈타 인도가 아시아의 전자 제조업 허브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 시작하기도 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반도체 ‘타워’가 주도하는 반도체 컨소시엄 ISMC는 인도에 계획했던 30억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이 중단됐다.
인도 광산업체 베단타와 대만 전자제품 조립업체 폭스콘이 합작해 인도 현지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195억달러 규모의 계획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베단타와 폭스콘이 유럽 반도체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제휴사로 영입하려는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전자 제조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며 반도체 제조를 최우선한다는 계획은 큰 좌절을 안겨 주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인도는 지난해 10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며 현지에서 3곳의 공장 설립 신청을 받았다. 베단타-폭스콘, ISMC,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IGSS벤처스가 그 주인공이다.
베단타-폭스콘은 모디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주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ISMC와 IGSS는 각각 30억 달러를 투자해 남부 두 개 주에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인텔이 ISMC를 54억달러에 인수한 후 타워와의 관계 정리가 되지 않아 구속력있는 계약체결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시설 계획이 현재 보류중이라고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말했다.
또 베단타-폭스콘은 기술 라이선스 방식으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영입을 추진하지만 인도 정부는 ST마이크로가 제휴사처럼 “더 많은 영향력”을 갖기를 원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ST마이크로는 기술 제휴를 원하지 않아 협상은 여전히 답보상태라고 소식통은 로이터에 말했다.
이에 인도 정보기술부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살리기 위해 반도체 제조 관련 보조금 신청을 다시 받기 시작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접수기간인 45일에 그쳤지만 이제 투자를 원하는 기업은 내년 12월까지 신청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