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저렴해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야후뉴스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기차는 통상 구매가와 충전 편의성에서 소비자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급격한 가격 하락과 세제 혜택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가성비 높은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 1년 새 30% 넘게 하락
야후뉴스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미국 중고 전기차의 평균 거래가는 2만8767달러(약 3980만 원)로 중고 내연기관 차량 평균가 3만1424달러(약 4340만 원)보다 낮았다.
불과 1년 사이 전기차 가격이 30~39% 급락한 반면, 내연기관 차량은 3~7% 하락에 그친 결과다. 업계는 배터리 기술 혁신으로 신차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3년 이상 된 전기차가 ‘구형’ 취급을 받는 점이 가격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
◇ 세제 혜택까지 겹쳐 ‘실구매가’ 더 내려가
미국 연방정부는 2만5000달러(약 3491만 원) 이하 중고 전기차에 대해 최대 4000달러(약 550만 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고 전기차 재고의 34%가 이 가격대에 속해 있어 소비자들은 이미 낮아진 가격에 추가 세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RBC 캐피털마켓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탐 나라얀은 “소비자가 가장 중시하는 건 주행거리나 정치적 논란이 아니라 가격”이라고 말했다.
◇ 배터리 교체 불안도 완화
고가 배터리 교체 비용 우려 역시 크게 줄었다. 야후뉴스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중고 전기차의 72%가 5년 미만이고 이 가운데 45%는 2023년 이후 출시 모델이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 제조사 보증이 남아 있어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지금이 기회’ 목소리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이 향후 축소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 시점이 중고 전기차 구매의 적기라고 조언한다. 실제 중고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재고는 50% 늘어나 선택 폭도 넓어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전기차는 비싸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하면서 유지비까지 낮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이 커졌다”며 “이번 ‘가격 역전 현상’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