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2월 한 차례 연기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 잡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 중국이 미국 상공에서 발견된 정찰풍선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결과 발표를 우려해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찰풍선에 대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불분명한 가운데, 중국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을 다시 잡을 준비가 안 됐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중국의 정찰풍선은 지난 1월28일 알래스카의 알류샨 제도 북쪽으로 미국 영공에 처음 진입했다. 이후 캐나다와 미국 상공을 일주일 동안 비행한 뒤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2월 4일 동부 해안 상공에서 격추됐다.
이 풍선은 지난 2월1일 미국의 핵미사일 격납고가 위치한 맘스트롬 공군기지 상공에서 목격됐다. 중국 측은 해당 풍선이 민간 연구용이라고 주장한다.
블링컨 장관은 2월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정찰풍선을 둘러싸고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되자 방중을 무기한 연기했다.
미국은 바다에 떨어진 풍선 잔해를 수거해 그 내용물을 분석해 왔다. 이달 초 미 국방부는 아직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블링컨 장관은 조건이 맞으면 중국 방문을 다시 추진하겠다면서 “대중국 정책의 목표는 중국을 봉쇄하거나 새로운 냉전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