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이 5년 이내에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마지노선으로 설정됐던 온도인 만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른면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날 66%의 확률로 지구 기온이 2023~2027년 사이 적어도 한 번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WMO는 지난해 그 가능성을 50%로 봤다. 2017년~2021년 사이에는 향후 5년 1.5도 상승 가능성은 10%에 불과했다.
‘섭씨 1.5도 상승’은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채택한 지구 기온 상승의 제한선이다. 이를 넘어가면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7m 상승하는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가 파리협정에 명시된 1.5도 제한을 영구적으로 초과한다는 뜻은 아니다”면서도 “WMO는 이처럼 일시적으로 1.5도 제한을 넘기는 해가 더 많아진다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고 강조했다.
또 WMO는 98%의 확률로 향후 5년 이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으로 기록됐다.
특히 이런 기온 상승 가능성은 올여름 예상되는 엘니뇨 현상으로 더욱 커지고 있다. 엘니뇨는 수온을 떨어뜨리는 라니냐의 반대 현상으로 온실가스 효과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심화할 수 있다고 WMO는 밝혔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엘니뇨는 인류가 촉발한 기후 변화와 결합해 지구 기온을 미지의 영역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며 “이는 보건과 식량 안보, 수자원 관리,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럽과 아시아 곳곳에서 벌써 40도가 넘는 폭염이 찾아오는 등 이상 기후가 감지되고 있다. 유럽연합(EU) 기후 관측기관 코페르니쿠스는 올해 역대 최고 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수천년이 걸릴 수 있다”며 “지난 세기 동안 지속됐던 기후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