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미국에서 회동하면서 중국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차이 총통이 비공개 연설에서 중국은 대만을 괴롭히고 압박해 정복하려 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Josh Roggin)이 작성한 칼럼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지난달 29일 뉴욕을 방문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 이후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중국은 싸우지 않고 (대만을)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 믿는다”며 중국의 전략은 대만을 괴롭히고 압박해 불안과 두려워하게 만들어 정복하려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은 중국은 전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이 없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이 원하는 것은 대만을 괴롭히고, 압력을 가해 대만을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고 그것이 중국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전쟁을 하지 않고 대만을 계속 위협하고 공격해 대만을 정복하려 한다는 취지로 차이 총통이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차이 총통은 “우리의 전략은 군사적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대만과 전 세계가 함께 전쟁은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대만이 유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고 했다.
대만이 중국에 맞서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는 동안, 국제 사회는 사이버 전쟁과 정보 전쟁, 중국의 대만 정치 내섭 등을 포함해 중국에 맞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 사회가 중국의 침략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심각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란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더 많은 국가들은 중국에 비군사적 침략 또한 국제 사회에 용납될 수 없으며 많은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수교국의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친 차이 총통은 귀국길에 캘리포니아를 들러 미국 ‘서열 3위’ 메카시 의장과 회담을 나눴다.
대만 총통이 미국 내 서열 3위인 하원의장과 미국에서 회동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카시 의장은 1979년 이래 미국 땅에서 대만 총통을 만난 고위 인사들 중 가장 서열이 높다.
당초 매카시 의장은 대만에 직접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차이 총통을 미국에서 만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한 반발 속에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강화하며 실탄 사격훈련을 벌인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