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다음 날인 8일부터 중국은 사흘간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중미 순방차 미국을 경유한 차이 총통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오전 8~10일 대만해협과 대만섬 남·북부 그리고 동부 공·해 지역에서 대만섬을 둘러싼 전투 경비순찰과 ‘연합리검'(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대만섬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 동부 해안에서 실탄 사격 훈련도 포함된다.
푸젠성 해사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10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푸젠성 핑탄현 해안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훈련 지역은 대만섬과 가장 가까운 중국의 군사기지 핑탄섬과 그 일대 모든 지역에 해당한다. 핑탄섬은 대만 북부 신주현에서 126㎞ 떨어져 있다.
중국군의 군사훈련 개시 발표 이후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11시 사이 대만섬 주변에서 중국 군함 8척과 군용기 42대 전투기가 탐지됐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29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비이성적 행동에 대한 엄숙히 비난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대만 국방부는 지난 24시간 동안(7일 오전 6시~8일 오전 6시)에 대만 주변에서 중국 군함 3척과 군용기 13대를 식별했으며 이 중 4대 군용기가 중간선을 넘어 대만 남동부 방공식별구역(ADIZ)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과 경유를 군사훈련의 구실로 삼아 이 지역의 평화 안정,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일갈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5일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 도착해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날 발표된 중국군의 사흘간 군사훈련은 앞서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미 캘리포니아에서 회담을 가진 데 대한 보복적 성격을 지닌다.
중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차이 총통은 중미 2개국(과테말라·벨리즈) 순방차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과 이달 5일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하고 전날 복귀했다. 현직 대만 총통이 미국 본토에서 미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중국 외교·국방부 등 5개 기관은 차이 총통이 매카시 의장과 만난 다음 날인 6일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으며 전날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와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맞이한 캘리포니아 레이건대통령도서관, 뉴욕 허드슨연구소 등에 제재를 가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대만을 방문 중인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과 의원 대표단과 오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대만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한다”며 미국과 안보 협력이 더욱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매콜 위원장은 전날 대만 입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역 평화 촉진을 목적으로 대만에 억지력을 제공하기 위해 신속한 무기 지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데 모두가 동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힘을 통한 평화가 진짜고 이는 우리가 대만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