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이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수출 확대의 전기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M-SAM2)’가 이번 전쟁에서 실전 성능을 입증하면서 향후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도 확산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동 충돌 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군이 운용 중인 천궁-Ⅱ가 이란 측 미사일 요격 작전에 투입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천궁-Ⅱ가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대상으로 90% 이상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실전 성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쟁에서 천궁-Ⅱ가 실전 능력을 입증하면서 중동 지역 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천궁-Ⅱ는 2022년 UAE(약 4조 1000억 원)를 시작으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4조 3000억 원), 2024년 이라크(3조 7000억 원)가 잇따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역 내 수요를 입증했다.
여기에 갈등 고조라는 ‘지정학적’ 요인과 천궁-Ⅱ의 가성비·빠른 납기 능력은 지역 내 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주변국 간 긴장이 장기화하면서 방공 미사일 재고 확보가 전쟁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전쟁을 드론·미사일 재고와 이를 막아낼 방공 미사일 간의 ‘소모전’ 양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천궁-Ⅱ는 가성비와 빠른 납기를 갖춘 중층 방공체계로 고가이면서 공급 제약이 큰 미국 패트리엇 시스템을 보완할 수 있다”며 “요격 미사일 단가 역시 패트리엇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중동 지역의 방산 수요가 확대될 경우 한국 방산업계에 새로운 수출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국가들이 추진 중인 대규모 전력 현대화 사업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등 주요 중동 6개국의 전력 교체 수요는 687억 달러(약 9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우디는 육·해·공군을 모두 포함한 대규모 전력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의 수출 규모가 7조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정부 차원의 협력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UAE를 방문해 15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 규모의 방산 협력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노후화된 무기 체계를 교체하려는 UAE가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공 분야 수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UAE와의 협력이 사우디 등 주변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천궁-Ⅱ의 실전 운용은 한국 방공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동 국가들이 방공 체계를 확충하는 상황에서 K-방산이 새로운 수출 기회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