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큰손’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단독으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스포츠 행사를 잇달아 열어 국가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축구연맹(SAFF)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회·경제적 변화와 축구를 향한 깊은 열정에서 영감을 끌어내 세계적 수준의 대회를 개최하겠다”며 2034년 월드컵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날 사우디의 월드컵 유치 선언은 FIFA가 평의회를 열고 2030년 월드컵 개최지로 모로코·스페인·포르투갈로 최종 선정한 직후 나왔다. FIFA는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막전은 우루과이·아르헨티나·파라과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2030년 월드컵이 아프리카, 유럽, 남미 3대륙에 걸쳐 진행된 만큼 FIFA는 차기 월드컵을 아시아나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카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은 “보다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환영했다.
스포츠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는 국가 개혁 프로그램인 ‘비전 2030’의 핵심으로 관광산업 활성화해 석유 의존적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는 한편 정치·경제·사회·종교 등 국가 전 영역의 쇄신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사우디는 국제 스포츠 행사를 연이어 개최했다. 오는 12월 2023년 FIFA 클럽 월드컵이 사우디 항구도시 지다에서 열리며, 2027년 AFC 아시안컵 개최지도 사우디로 확정된 상태다.
이날 야세르 알 미살 사우디 축구연맹 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경기장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건설된다”며 2034년 월드컵 단독 유치로 “경기장 간 이동 시간은 항공기를 기준으로 3시간 이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시작으로 네이마르, 카림 벤제마 등 최고의 축구 선수들에게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자국 프로 축구 리그로 불러 모아 축구계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