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중남부 지역에서 광범위한 산불이 발생해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최소 23명이 숨졌으며 979명이 다쳤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 등은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뉴블레, 비오비오에 이어 남부 아라우까니아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는 화재 진압에 군력 동원이 가능해졌다. 휴가를 떠났던 대통령도 긴급 대응을 위해 서둘러 복귀했다.
마누엘 몬살베 칠레 내무차관은 3일 오전에 시작된 산불 16건을 포함해 이날 밤 기준 232건이 여전히 진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발표했다.
칠레 소방 당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우루과이, 멕시코, 스페인에서도 지원에 나섰지만, 불길을 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 40도까지 치솟은 기온도 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칠레 아라우까니아 푸렌에서 소방관들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산불은 가옥 최소 88채와 산림 4만7000㏊(헥타르·1㏊=1만㎡)를 불태웠다.
에스테반 발렌주에라 농업부 장관에 따르면 아라우까니아 남부 지역에서는 현장 지원 중이던 헬리콥터가 추락해 조종사와 정비사가 목숨을 잃었다.
4일(현지시간) 칠레 콘셉시온 인근 산타후아나에서 주민들이 산불을 피해 침대 매트리스를 머리에 이고 대피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카롤리나 토하 칠레 내무장관은 “칠레는 기후 변화가 심화함에 따라 근본적으로 화재에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근 3년간 해가 갈수록 화재 피해가 더 빈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칠레는 금세기 말까지 기온이 3~3.5도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강수량은 2090년까지 매월 5.5~11㎜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건조한 나라가 된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칠레의 숲과 야생동물이 더욱 생존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칠레 키용 시골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민가에까지 불이 옮겨붙었다. 무너지고 그을린 주택들에서 대피한 주민들이 현장 근처에 남아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한편 칠레에서는 2017년에도 폭염으로 인한 대규모 화재로 11명이 사망하고 주택 1500채가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