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오거스타에 ‘파3 골프장’ 설계… 교육센터도 함께 세운다

WSAV-마스터스 5회 우승자 타이거 우즈가 다시 한 번 오거스타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단, 이번엔 클럽이 아닌 설계도로 말이다.

우즈는 조지아주 오거스타 시의 공립 골프장 ‘더 패치(The Patch)’의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해 새로운 파3 코스를 직접 설계하며, 동시에 그의 TGR 재단을 통해 지역 학생들을 위한 교육센터 건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거스타 내 공공 교육 환경 개선과 지역 골프 문화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다.

오거스타 내 가장 대중적인 골프장, 전설과 만나다
우즈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2년 전 마스터스를 앞두고 함께 라운드를 하던 중, 우연히 이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리들리 회장이 “오거스타 시의 공립 골프장을 리모델링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하자, 우즈는 즉각 큰 관심을 보였고, 이후 논의는 구체화됐다.

리들리 회장은 “타이거와의 인연을 더 깊이 이어가고자 했고, 이 프로젝트는 그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다”며 “그가 마스터스에서 이룬 모든 업적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한 그의 기여까지 연결하는 뜻깊은 기회”라고 말했다.

‘루프 앳 더 패치’, 과거를 기리며 미래를 설계하다
리노베이션 중인 ‘더 패치’는 오거스타 시의 근로자와 흑인 골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대중 골프장이다. 과거 채소밭(vegetable patch)이 인근에 있어 붙여진 별칭이기도 하다. 골프장은 작년 말 폐쇄되었으며, 토마스 파지오와 보 웰링이 설계한 15개월간의 개조 작업을 거쳐 2026년 4월 재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즈가 설계할 **9홀짜리 짧은 파3 코스는 ‘루프 앳 더 패치(The Loop at the Patch)’**로 불릴 예정이다. 이는 과거 오거스타 내셔널 클럽 출신의 캐디들이 골프를 즐기던 공간을 기리는 이름이다.

우즈는 월요일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사전 녹화된 메시지를 통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이곳 오거스타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TGR 재단에게도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킬레스건 수술로 재활 중이다.

STEAM 교육센터, 2028년 오거스타에 문 연다
타이거 우즈 재단은 골프장 프로젝트와 더불어, 오거스타 내에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STEAM) 융합 교육을 위한 TGR 러닝센터도 신설할 예정이다. 2028년 개관 예정인 이 센터는 폐교된 초등학교 부지를 활용하며, 리치먼드 카운티 및 인근 지역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TGR 러닝센터는 현재 애너하임,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에 이어 네 번째 시설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리들리 회장은 “우리 청소년에게 투자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이 교육센터가 혁신을 촉진하고 오거스타 지역에 숙련된 인재를 육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 길어진 코스, 그러나 변하지 않는 ‘대중성’
리노베이션 이후, 기존 5,900야드였던 코스는 백티 기준 약 900야드가 늘어나 더 도전적인 레이아웃으로 재탄생한다. 새로 지어진 클럽하우스와 드라이빙 레인지, 숏게임 존도 마련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가격이다. 리들리 회장은 “현재 주말 요금이 카트 포함 $37 수준이었는데, 향후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합리적인 가격(affordability)’이란 원칙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거 우즈, 골프 전설에서 지역 리더로
우즈는 1997년, 21세 나이로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우승자가 되었다. 같은 해 그는 TGR 재단을 설립, 청소년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본격화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골프 코스 설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즈의 이번 참여는, 그가 위대한 선수에서 위대한 지역 리더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