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자체 급속 충전소인 ‘수퍼차저’를 경쟁사 전기차에 개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을 방문한 테슬라 경영진들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에서도 충전소 개방을 적극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며 “특정 시기를 말할 순 없지만 크게는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의 경우, 충전 플러그가 달라 테슬라 전기차만 사용할 수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테슬라가 충전소를 개방하면 충전 인프라에 조금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현재 테슬라 수퍼차저 충전소는 전국에 약 200곳으로,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수퍼차저 충전소를 개방하려는 배경의 하나로 ‘수익성 개선’을 꼽았다. 테슬라는 충전량과 충전시간 기준으로 요금을 받는 V2와 V3 모델로 나뉘는데, V2 수퍼차저의 경우 1kWh당 346원, V3는 1분당 423원으로 전기요금 인상 추세에 따라 지속적으로 충전요금이 인상되는 추세다.
테슬라 이용자뿐 아니라 타 브랜드 전기차 소비자들에게도 수퍼차저 충전소를 개방하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테슬라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순이익도 모두 줄었다. 테슬라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수퍼차저 충전소 개방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수퍼차저 충전소를 개방한 중국에서도 같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테슬라의 수퍼차저 개방을 두고 “차량 판매로는 더 이상 영업이익이 오르지 않자 수퍼차저를 전 국민에게 개방해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수퍼차저 충전소 국내 개방 시기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 말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안에 현대차·기아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CCS(DC콤보) 초급속 충전기 수퍼차저 충전구를 국내 충전소에 도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맞춰 수퍼차저 충전소를 개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