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에 출마하는 공화당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경선 레이스에 본격 뛰어든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앞에서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는 선거 캠프 책임자를 전격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디샌티스 선거 캠프의 앤드류 로미오 대변인은 “지난 5월 디샌티스 주지사가 출마를 시작한 이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온 오랜 보좌관 제네라 펙이 또 다른 측근인 제임스 우스마이어로 교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경선에 뛰어든 이후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자 지자들과 기부자들이 불안감을 표했고, 캠프에 남아있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미래 비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달 40여명의 캠프 직원을 해고하고 일부 중·상급 직책을 개편하는 등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저명한 공화당 기부자인 댄 에버하트는 선대본부장 펙이 우스마이어로 교체된 이번 조치에 대해, 여전히 너무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버하트는 “드샌티스 주지사는 역학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펙과 우스마이어가 둘 다 선거 캠프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인물들이기에, 이번 조처가 크게 분위기를 바꾸지 못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지지율 자체는 미미한 상황이다.
실제 최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3%에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의 47%에 크게 뒤졌다.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20일(현지시간) 올랜도에서 열린 플로리다 가족 정책 위원회 연례 행사에서 연설 중이다. 2023.05.20/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
◇ 디샌티스 최고 기부자 지적 4일만에 교체…토론회 ‘관건’
이번에 선거 책임자로 지명된강성 보수 성향의 우스마이어에 대해선 선거운동이나 선거정치 전반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일부 기부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이념적 중도’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 상무부 장관인 윌버 로스의 수석 고문을 지낸 그는 드샌티스 주지사 캠프의 총괄 고문을 지냈으며 가장 최근에는 비서실장으로서 최측근에 있었다.
로미오 대변인은 “우스마이어는 수년 동안 디샌티스의 최고 고문 중 한 명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곳에서 그가 필요하다”며 “그가 이번 경선에서 승리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물리치기 위해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펙의 해임 조처는 드샌티스 주지사의 강성 지지자이자 최고 기부자로 꼽히는 로버트 비글로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극단적인 성향의 펙이 디샌티스 주지사를 당선시킬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지적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그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접근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더 많은 돈을 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비글로는 “매우 훌륭한 선거 운동 관리자”라고 불렀던 펙을 향해 디샌티스 주지사가 기회를 얻기 위해선 더욱 온건해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
한편 오는 23일 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첫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변곡점을 맞을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계속해서 토론 불참 의사를 표해왔는데, 이 기회를 통해 디샌티스 주지사가 다른 후보들 앞에서 경쟁력을 더욱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34%포인트 지지율 격차라는 주요 위기에 처해있는 것은 분명하며, 로이터는 이같은 격차로 경선에서 이긴 전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