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 연방 검찰이 자신이 재임 중 취득한 국가 기밀문건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공소장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마녀 사냥”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잇따라 글을 게재, 자신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검을 향해 “미치광이”라고 막말을 퍼붓는가 하면 자신과 유사한 기밀문건을 유출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형평성을 문제삼으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스미스 특검의 사진을 게재한 뒤 스미스 특검을 “정신나간 미치광이”, “트럼프 증오론자”, “미친 정신병자”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바이든은 차이나타운과 보스턴에 있는 그의 변호사 사무실을 포함한 모든 곳에 (기밀문건이 든) 상자를 옮겼다”면서 “왜 정신나간 잭 스미스는 그것을 보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저는 그것들을 공개적으로 제공했고, 의심의 여지 없이, 마러라고 리조트의 보안 테이프도 제공했다”면서 “나는 숨길 것이 없었고, 지금도 없다. 백악관에서 가져온 개인 기록 열람을 내가 허용하지 말라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은 수년간 기록을 갖고 있었고, 완전히 보안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가 상원의원이었을 때 도난당하기도 했다”면서 “이것은 미친 짓”이라면서 “대통령기록물법상 저는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법무부와 FBI(연방수사국)가 수년간 저를 상대로 한 것을 제외하곤 범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퇴임 당시 옮겼던 물건들이 백악관 앞에 놓여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플로리다로 옮기기 전 백악관 보도에 보관된 상자들”이라며 “여기엔 숨길 게 아무것도 없다. 마녀사냥”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기소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백악관이 밝힌 데 대해 “바이든은 그의 최고 경쟁자인 저에 대한 기소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이것은 그가 그의 아들의 사업 파트너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는 그의 진술과 똑같다. 그것은 완전히 거짓말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과 리사 모나코 법무차관, 스미스 특검, 바이든 대통령을 일일이 언급한 뒤 “(이들은) 모두 트럼프 증오론자들”이라며 “그들이 저를 공평하게 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겨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석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반출 의혹을 수사해 온 스미스 특검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트럼프에게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와 수사 대상 문건 은닉과 허위 진술 등 사법방해 관련 혐의 등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것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주고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