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이 증거개시 절차를 앞두고 미 연방법원에 증거 공유 금지 명령을 신청했다. 검찰로부터 재판 증거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하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잭 스미스 특별검사 측은 4일(현지시간) 밤 워싱턴DC 연방법원(타냐 처트컨 판사)에 피고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을 상대로 ‘증거개시 자료 공유 금지’ 보호 명령을 신청했다.
특검은 신청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재판에서 판사와 증인을 수차례 공격한 전력이 있다며 “증인을 위축하거나 공정한 사법 집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거개시란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검사가 법원에 제출한 증거를 상대방에게 공개해 열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절차다. 이에 따라 스미스 특검은 대배심 기록과 같은 여러 기밀 자료를 트럼프 변호인단에 넘겨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름 기밀 문건 유출 혐의로 기소된 데다 평소 소셜미디어 발언 수위를 감안할 때 검찰로부터 받은 증거 자료를 대중에게 공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지지층과 소통하는 자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당신이 나를 쫓으면, 나도 당신을 쫓겠다”며 증인들을 겁박했다.
특검이 제안한 증거개시 자료 열람 대상은 피고인과 변호인단 그리고 법원이 승인한 사건 관계자로 한정된다.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미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형사 기소됐다. 성추행 입막음 혐의와 기밀 문건 반출 혐의에 이은 세 번째 기소다. 전현직 미 대통령이 기소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거듭 부인하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검찰이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며 연방 대법원 중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