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네번째로 기소될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지아주 선거 개입 의혹에 정통한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와 언론인 조지 치디가 오는 15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대배심에서 증인 출석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 형사법상 중범죄의 경우 대배심이 소집돼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조지아주 검찰은 장장 2년 6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 짓고 대배심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기소 처분을 내릴 것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격전지였던 조지아주에서 근소한 표 차이로 선거인단 16명을 민주당에 내주게 되자 이듬해 1월 같은 공화당 소속 브래드 래펀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바꿀 1만267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던컨 전 부지사는 지난 8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배심 증인 출석 명령을 받았음을 시인한 뒤 “어떤 질문이 나오든 확실하게 대답을 하겠다”고 말했다. 던컨은 공화당원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음모론을 비판한 인물이다.
언론인 치디는 지난 대선 조지아주 의회의사당 건물에서 진행된 공화당 비밀 선거인단 회의에서 가짜 선거인단을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을 목격해 이를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대배심 앞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외압 의혹을 상세히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이달 초 한 차례 기소된 전력이 있다. 뉴욕에서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자신과의 성관계를 폭로하지 말라며 회삿돈으로 입막음 돈을 준 혐의로, 플로리다에서는 국가 기밀문건을 퇴임 후 불법 반출해 보관해 온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조지아주 대배심 소집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민주당의 ‘마녀 사냥’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