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맞추는 대만, 美무기 대량구매…”최대 100억달러”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구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이 접촉한 3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대만은 현재 워싱턴과 무기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 소식통은 “이번 무기 구매 패키지는 대만이 스스로 방어할 의지가 있음을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패키지에 해안 방어용 순항미사일과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가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통은 “총액이 80억 달러(약 11조 5600억 원) 이하일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70억~10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은 이에 대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응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만 국방부는 특정 무기 구매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방위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군사력 강화를 위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모든 무기와 장비가 도입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만은 향후 정밀 유도탄, 방공 체계 업그레이드, 지휘통제 시스템, 예비군 장비, 대(對) 드론 기술 등을 우선적으로 포함하는 특별 방위 예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빼앗아 갔다며 경제산업적으로 날을 세우고 있지만 대만에 대한 외교적 지지는 유지하고 있다.

이달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공동 성명에서 무력이나 강압을 통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서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문구가 사라졌다. 대만 정부는 환영했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 측에 “잘못을 시정하라”며 강력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