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선거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했다.
지난 2020년 대통령선거 결과를 둘러싼 부정선거 음모론을 거듭 제기하며 주(州) 정부가 맡아온 선거 관리 권한을 연방 차원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내놓은 것이다.
2일(이하 현지시각)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댄 봉기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공화당은 ‘우리가 접수하겠다’고 말해야 한다”며 “적어도 15곳에서는 투표를 우리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 투표는 연방 차원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FBI가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선거관리 사무소를 압수수색해 2020년 대선 당시 투표용지와 관련 기록을 확보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팟캐스트 방송에서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수사를 언급하며 “조지아에서 흥미로운 일들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며 불법 투표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수십 건의 소송과 조사에서 광범위한 선거 부정의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지아주에서는 주 차원의 감사와 재검표를 거쳐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미국 헌법은 선거 관리 권한을 주 정부에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헌법이 규정한 연방과 주 간 권한 배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간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발언 수위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선거와 관련해 저지른 일들로 인해 곧 기소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법무부는 각 주를 상대로 유권자 등록 명부 접근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에도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정직함을 가져오겠다”며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 정부는 연방정부의 ‘대리인’에 불과하며, 투표 집계와 관련해 연방정부, 즉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까지 선거 관리 권한을 연방 차원으로 이관하는 행정명령은 발동되지 않았다. 백악관도 헌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를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서명한 행정명령 가운데 시민권 증명을 유권자 등록 요건에 포함하고 우편투표 절차를 변경하려던 조치는 연방법원에서 대부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종적인 법적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번 발언을 두고 미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다시 확산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