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이달 20일로 한 달을 맞는다. 강한 말과 정책을 내놓으며 상대의 기를 꺾어놓고 시작하는 게 트럼프의 ‘협상의 기술’인 것을 세계는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을 넘어 1기 때보다 더 강하고 독해진 정책과 야심에, 세계는 경악하고 휘청거렸다.
트럼프의 공격은 대외적으로는 동맹이든 적대국이든 가리지 않고 오직 미국의 이익만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관세전쟁으로 요약되는 경제뿐 아니라 타국 영토에 대한 분별 없는 욕심이 여과 없이 쏟아졌고, 본인의 극우적 성향을 유럽 등 국제사회에 이식하려는 속내도 감추지 않았다. 미국 내부적으로는 주로 성소수자나 이민자를 겨냥하는가 하면 절차적·사법적 요건마저 무력화해 오랜 기간 미국이 쌓아온 민주주의 가치가 순식간에 붕괴 위기에 처했다.
한 달 동안 트럼프가 세계에 가장 실질적인 위협으로 던진 것은 관세다. 강력한 미국 소비시장의 힘을 뒷배 삼아 거의 모든 나라들에 관세 전쟁을 선포했다. 취임 보름만인 2월 4일부터 중국 수입품에 10%,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섰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발효 직전 한 달 유예가 이뤄졌지만 중국은 그대로 발효됐다.
10일에는 모든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관세는 3월 12일부터 적용된다. 지난 13일에는 본인이 “오늘은 큰 것(big one)이 온다”며 큰 의미를 부여한 상호관세 행정명령 서명이 이뤄졌다. 4월 1일 이후 시행 예정이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의 관세는 물론 환율, 비관세장벽, 보조금 등을 모두 반영해 매겨진다. 상대국의 거의 모든 정책을 문제삼을 수 있는 마법의 카드다. 수입차에 대해서는 오는 4월 2일께 관세를 예고하는 등 품목별 관세 공격도 이어진다. 트럼프는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