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해양 행동 계획(AMAP)’이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핵심 동맹국으로 분류되면서 상당량 예고된 미국 신조선 수주 가능성이 커져서다.
특히 초기 계약 물량을 동맹국 내에서 건조할 수 있게 돼 그동안 업계에서 우려한 미국 조선 인프라 부족에 따른 수익성 훼손 위험과 초기 대규모 현지 투자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항만에 들어오는 외국산 상업용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할 구상이 포함돼 국내 해운업계·수출 기업의 비용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해양 행동 계획(AMAP)’을 공개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해양 지배력 회복에 명시된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 계획 성격이다.
더불어 한미 핵심 협력 사안 중 하나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청사진이 제시된 것으로도 평가된다.
먼저 AMAP를 통해 현재까지 최소 1500억 달러(217조 원) 규모의 미국 조선산업 전용 투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투자금 상당 부분이 마스가를 통해 마련된 것으로 분석돼 국내 조선업체와의 협력 프로젝트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일본을 핵심 파트너로 지정하고, ‘브리지 전략(Bridge Strategy)’도 명문화했다. 이 전략은 다수의 선박 구매 계약 시 초기 선박은 외국 조선 업체가 본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대형 선박 건조 능력이 제한된 미국이 현실을 감안해 조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국 등 동맹국 조선소는 계약 초기 물량을 자국 내에서 건조할 수 있게 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AMAP에 담긴 브리지 전략이 국내 조선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현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수익성 훼손 리스크를 덜 수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온쇼어링을 목표로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한국 의존도 하락과 수주 물량 감소 가능성도 지적된다.
외국산 상업용 선박 대상 입항 수수료 부과 방안은 국내 해운사와 수출 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AMAP에는 외국 건조 상업용 선박에 화물 중량 1㎏당 1센트에서 최대 25센트의 수수료가 부과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미국산 선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입항료 부과는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운업계와 수출 기업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