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백악관을 탈환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대권 행보를 본격 시작했다. 다른 주보다 후보 경선이 일찍 실시되는 뉴햄프셔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로 향하기 전 뉴햄프셔주 세일럼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 행사에서 “나는 그 어느 때부터 화가 나 있고, 더욱 헌신적”이라며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뉴햄프셔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아이오와주와 네바다주 등과 함께 경선의 초반 판세를 결정지을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수천 명의 열성 지지자들을 몰고 다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평소 행사와는 달리, 이날 행사에는 약 200명만 모여 조용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여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과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참석했다.
공화당에서는 한때 당내 부동의 무게중심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게 된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꺾을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번 행사에는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과 주 의회 의장, 하원의원 등이 참석하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한 여러 ‘잠룡’들이 현재 2024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햄프셔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각각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등이 잠재적인 대권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치 전략가인 롭 갓프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많은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를 보류하고 있다”며 “올해 공화당에는 좋은 후보군이 많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불법 이민과 반중국 정책 등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풀뿌리 당원들 사이에서 상당한 지지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2자 택일 형식의 일부 여론조사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밀렸으나, 응답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권이 주어졌을 시 상당한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이달 초 미국 하원에서 공화당 내 보수성향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지지자인 케빈 매카시 의장에게 투표하도록 설득했다.
매카시 의장은 15번의 치열한 투표 끝에 선출됐으나, 대부분의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설득을 무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