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다. 역대 영부인 가운데 구속 기소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헌정사 초유의 일이다. 이로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재판을 받게 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오전 중 김 여사를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일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한 지 57일 만이다.
특검팀은 우선 김 여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적용했던 혐의들을 위주로 기소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혐의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에서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총 2000만 원 상당의 샤넬 백 등 고가의 물품을 받은 대가로 통일교 현안 등을 청탁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2일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김 여사는 28일까지 총 다섯 차례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다만 김 여사는 대부분 혐의에 대해 진술을 거부했다.
김 여사의 구속 기한 만료일은 오는 31일이다. 특검팀은 우선 혐의 일부를 기소해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조사를 이어가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은 1심에서 최대 6개월간 피고인을 구금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특혜 의혹·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삼부토건 주가조작·집사게이트 등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 후 김 여사를 추가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같은날 ‘집사게이트’의 당사자인 김예성 씨도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한편 김 여사는 전 영부인 첫 특검 공개소환, 첫 구속에 이어 첫 구속기소라는 불명예까지 더하게 됐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돼 재판을 받게 된 것도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