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공군이 이번주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격 과정에서 처음으로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6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러시아어로 ‘단검’을 뜻하는 킨잘은 해상 기반 ‘지르콘’과 함께 러시아군의 대표적인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이란 음속의 5배인 마하5(시속 약 6120km) 이상의 속도를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빠른 속도로 단 몇 초 안에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으며 낮은 고도에서 회피기동까지 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는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무기다.
특히 킨잘의 최고 속력은 마하10(시속 약 12만2400km)으로 핵탄두 탑재도 가능하며 전투기나 폭격기에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공군 MiG-31K 전투기에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이 장착된 모습. (러시아 국방부 영상 갈무리)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킨잘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8년 3월 연설에서 공개한 6개의 ‘차세대 무기’ 중 하나다. 이중에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도 포함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콜라 올레시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지난 4일 밤 키이우 외곽 지역 상공에서 Kh-47 킨잘이 격추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킨잘이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고 말했다.
그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나는 이 역사적인 일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축하를 전한다. 네, 우리는 비할 데가 없는 (강력한) 킨잘을 격추했다”고 말했다.
그는 킨잘 미사일은 러시아 영토에서 미그-31k를 통해 발사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패트리엇 시스템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수개월 동안 러시아의 주요 인프라, 전력 시설 등을 목표로 한 공습을 격퇴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서방이 제공한 여러 정교한 방공 시스템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 측은 킨잘 미사일이 지난 4일 키이우와 다른 도시들에 대한 무인기 공격 중에 발사됐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크렘린 상원 건물 위쪽에서 비행 물체가 폭발하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은 이 상원 건물에 있다. 이날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무인항공기(드론) 2대로 러시아 크렘린궁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
당초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의 공급 과정에서 탄도 미사일이 포함됐다고 밝혔지만 킨잘이 공격에 사용됐다는 것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4일 공습은 러시아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푸틴 대통령 암살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이뤄진 것이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에서 내려진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은 지난 달에야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됐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말했다.
CNN은 우크라이나는 최소 2개의 패트리엇 시스템을 전달받았다면서 하나는 미국이 하나는 독일이 제공한 것이다고 전했다.
킨잘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러 차례 사용됐다. 러시아가 2022년 3월 19일 우크라이나 남서부의 한 군수품 창고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을 때 처음으로 이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