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지방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가 지속되자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법정관리가 임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FDIC의 소식통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앞서 퍼스트 리퍼블릭은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회사를 내놓았으나 인수할 금융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위기가 다른 분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FDIC가 이 은행의 법정관리를 결정하고 곧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는 법인 회생 절차로, 개인이 빚을 졌을 때 파산시키기 보다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회를 주듯이 법인에도 그 기회를 주는 것이다.
◇ 하루새 주가 90% 폭락 :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46% 이상 폭락, 1.88 달러까지 추락했다. 앞서 정규장도 43.30% 폭락 마감했다. 하루새 주가가 약 90% 정도 폭락한 셈이다.
퍼스트 리퍼블릭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
◇ 1000억 달러 뱅크런 발생 : 한동안 잠잠하던 퍼스트 리퍼블릭의 위기가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 1분기 동안 이 은행에서 1000억 달러(약 134조원)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지난 24일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말 예금이 1045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1766억달러) 대비 4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지난 분기에 72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인출이 발생한 것이다.
중요한 건 여기에 미국 대형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을 구제하기 위해 지원한 300억 달러 예치금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퍼스트 리퍼블릭이 뱅크런을 겪자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해 미국 11개 대형은행은 지난달 16일 이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모두 300억 달러를 예치금으로 지원했다.
이에 따라 실제 퍼스트 리퍼블릭에서 1분기에 빠져나간 예금은 1000억 달러가 넘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이 은행의 주가는 연일 폭락하면서 결국 1달러대까지 떨어졌다.
◇ 파산하면 4번째 : 이 은행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사실상 파산하는 것으로, SVB 파산 이후 미국 은행의 4번째 파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