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오타니는 3월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등판하고 일본 야구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으로, 로테이션상 WBC 1라운드에서 10일 한국전이 아닌 9일 중국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타니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소집했다.
첫날부터 불펜으로 들어간 오타니는 총 37개의 공을 던지며 몸상태와 다양한 구종을 점검했다.
3월 개막하는 WBC를 대비해 일찌감치 몸을 만든 오타니는 이날 불펜 피칭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트 포지션에서 왼발을 반걸음 정도 1루로 두거나 플레이트의 한쪽을 밟으며 공을 던졌다.
오타니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로건 오해피는 “오늘 오타니의 공은 정말 뛰어났다. 최고였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현지에서는 오타니의 불펜 피칭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취재진은 물론 에인절스의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와 페리 마나시안 단장도 직접 오타니의 공 하나하나를 지켜봤다.
이날 오타니가 일본 대표팀 합류 전에 출전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일정도 확정됐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오타니는 26일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뒤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과 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타자로 출전할 예정이다.
3월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는 휴식을 취하고 하루 뒤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선발 투수로 나가 최종 점검을 한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대표팀에 합류한다.
오타니가 밀워키와 시범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가면서 WBC 예상 등판 일정도 윤곽이 잡혔다. 주니치스포츠는 “6일 휴식을 고려하면 오타니는 9일 WBC 중국과 첫 경기에 이어 16일 8강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BC는 다른 국제대회와 달리 투구수 제한(1라운드 최대 65개·2라운드 최대 80개)과 투구수에 따른 휴식일(50개 이상은 4일 휴식) 규정이 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WBC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투수의 경우 구원 등판을 불허했다. 따라서 오타니가 중국과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면 10일 한국전에는 투수로 나설 수 없다.
한편 오타니는 2년 연속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 투수를 맡을 전망이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일본이 WBC 결승까지 올라가더라도 오타니가 3월31일 오클랜드와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등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