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가 정부 시험 기준보다 실제로는 3배 이상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유럽에서 운행 중인 차량 98만1035대를 대상으로 온보드 연료소비 모니터링(OBFCM)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HEV의 실제 평균 연료 소비량은 100km당 6.12리터로 집계됐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신차 인증에 사용하는 WLTP가 제시한 100km당 1.57리터의 3.26배에 해당한다.
PHEV는 엔진이 주동력이고 전기를 보조동력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와 엔진이 없이 100% 전기로만 구동되는 순수 전기차(BEV)의 중간 단계로 BEV와 함께 넓은 의미의 친환경차로 분류된다.
◇배터리 모드에서도 연료 사용…엔진 개입 잦아
연구소는 배터리를 우선 사용하는 ‘충전소진 모드’(CD 모드)에서도 연료 사용이 예상보다 높다고 밝혔다.
WLTP 기준은 평균 1.57리터를 제시하지만 CD 모드 실제 연료 사용량은 100km당 2.98리터로 거의 두 배 수준이었다. 배터리 주행 중에도 내연기관이 예상보다 자주 개입한다는 의미다.
WLTP는 전기와 내연기관 모드를 합산한 평균 연료 사용을 산출하는 시험 방식인데 배터리 위주 모드에서도 시험치보다 연료 소비가 많았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고가 브랜드 충전율 낮아…포르쉐 “0% 사용” 사례도
모델별 분석에서는 브랜드에 따라 충전 빈도 차이가 컸다.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브랜드 차량은 충전 비율이 높았지만 고급 브랜드는 충전 빈도가 매우 낮았다.
특히 포르쉐 차량은 평균 2만7000km 주행 동안 총 7킬로와트시(kWh)만 충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1만1307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연구 기간 동안 한 번도 플러그를 연결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는 이 같은 사용 패턴이 정부가 가정한 ‘유틸리티 팩터’(UF·전기모드 사용 비율 추정치) 계산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U, 2025년 규제 조정 예정…로비로 후퇴 가능성
EU는 2025년 배출가스 규제에서 PHEV의 유틸리티 팩터를 조정해 현재보다 배출 저감 효과를 적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꿀 계획이다. 다만 자동차 업계는 현행 기준 유지를 요구하며 로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는 2025년 조정이 철회될 경우 향후 20년 동안 이산화탄소 2300만~2500만t이 추가 배출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27년 예정된 추가 조정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에도 약 700만t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연기관 차량도 실제 연비가 시험치보다 약 20% 높은 경향이 있지만 PHEV의 300% 격차는 규제 설계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수준이라고 연구는 지적했다.
연구진은 약 100만대에 가까운 실증 데이터를 규제에 반영하고 2027년 유틸리티 팩터 조정을 강화해야 실주행과 시험치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결론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