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18‧세하여고)이 한국 여자 선수로 14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썼다.
이해인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의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4.96점, 예술점수(PCS) 66.75점을 합친 총점 141.71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9.13점을 받으며 6위에 그쳤던 이해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최종 합계 210.84점을 기록, 정상에 오르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이로써 이해인은 지난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여자 선수가 됐다. 지난해 이 대회 은메달을 획득했던 이해인은 2년 연속 시상대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이해인. © AFP=뉴스1 |
오페라의 유령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친 이해인은 첫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완벽하게 수행,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까지 실수 없이 완벽하게 수행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최고 난도인 레벨 4를 받은 이해인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트리플 플립까지 클린 처리했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더블 악셀마저 깔끔하게 성공한 이해인은 스텝 시퀀스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에서 레벨 4를 받은 뒤 활짝 웃었다.
경기를 마친 이해인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아쉬운 점들을 빨리 잊고 프리스케이팅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드려서 정말 기쁘고 값진 메달”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팬들께서 보내주시는 응원이 큰 힘이 됐다. 3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즐겁게 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김예림. © AFP=뉴스1 |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선두에 올랐던 김예림(20·단국대)은 점프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며 136.45점을 획득, 총점 209.29점으로 아쉽게 2위를 마크했다.
금메달을 놓쳤지만 김예림은 지난해 4대륙선수권 동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김예림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는 언더로테이드(점프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 모자라는 경우)를 받았다. 또한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살코에서 더블로 처리하는 실수를 범했다.
김예림은 “작년 동메달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클린 연기가 목표였기 때문에 마지막 실수가 조금 아쉽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께 출전한 김채연(17·수리고)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00점을 받아 총점 202.39점으로, 일본의 치바 모네(204.98점)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올랐던 이사보 레비토(미국)는 컨디션 난조로 프리스케이팅에서 기권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해인(왼쪽)과 준우승을 기록한 김예림. © AFP=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