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일본 3국의 해상 전력이 4개월여 만에 동해에서 모여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2일 동해상에선 우리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과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배리’,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타고’가 참여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진행됐다.
한미일 함선들은 이날 오전 9시쯤 울릉도 동쪽 동해 공해상에서 만나 훈련을 시작, 오후 2시쯤 계획된 임무를 완수했다.
합참은 “한미일은 이번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통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대응체계를 더욱 확고히 했다”고 전했다.
이날 훈련은 한미일 3국 국방당국이 사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단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올해 1월1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뒤 한 달 보름여 간 도발을 자제하다 이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20일 SRBM 2발을 잇따라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합참은 북한의 20일 SRBM 발사 뒤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응태세를 갖출 것”이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앞쪽부터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배리’,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타고’.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3.2.22/뉴스1 |
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 전력들은 이날 실사격 훈련은 진행하지 않았다고 합참이 전했다. 대신 3국 전력들은 탄도미사일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추적·요격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을 수행했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가상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다른 국가 함정과 공유하고, 이렇게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추적하는 훈련, 요격하는 절차를 숙달했다”며 “요격 훈련은 미국 함정에서만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날 훈련에서 한일 간 정보 공유는 직접 공유가 아니라, 우리 측이 미국 측에 전달하면 미국 측이 이를 다시 일본 측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은 작년 11월 3국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미일 3국 전력은 작년 10월에도 동해상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북한의 ‘화성-12형’ 추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실시된 3국 간 훈련엔 우리 ‘세종대왕함’과 미 해군 구축함 ‘벤폴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초카이’ 등이 참여했다.
이에 앞서 한미일은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3국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미사일 경보 훈련과 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일은 앞으로도 이 같은 미사일 방어 훈련을 안보 상황에 맞춰 수시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