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헤비메탈의 대부 오지 오스본이 향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22일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오지가 오늘 아침 가족의 품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달라”고 밝혔다. 오스본은 2020년 파킨슨병 진단을 공개한 바 있다.
블랙 사바스의 보컬로 데뷔한 그는 어둡고 거친 음악으로 1969년 헤비메탈의 시작을 알렸다. ‘Paranoid’, ‘War Pigs’, ‘Iron Man’ 같은 명곡들은 롤링스톤 독자들이 꼽은 ‘역대 최고의 메탈 앨범’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1979년 밴드에서 해고된 후 그는 솔로로 전향, ‘Crazy Train’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으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2006년 블랙 사바스 멤버로, 2024년에는 솔로 아티스트로 두 차례 록앤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그는 공연 중 박쥐 머리를 물어뜯는 퍼포먼스로 충격을 주기도 했고, 한때 알코올과 마약에 찌든 스캔들의 중심에 섰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 ‘The Osbournes’에서는 다정한 아버지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린 마지막 공연에서는 블랙 사바스와 함께 20년 만에 무대에 올라 “이제 광란의 시간이 시작된다!”고 외치며 4만2천여 관객과 함께했다. 메탈리카, 건즈 앤 로지스, 슬레이어, 툴, 팬테라 등 세계적 밴드들이 함께한 이 무대는 헤비메탈 역사의 한 장을 장식했다.
그의 무대는 언제나 파격적이었다. 알라모 요새에 소변을 보거나 개미를 코로 흡입하는 등의 기행으로 화제를 모았고, 1981년에는 박쥐를 물어뜯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오스본은 한때 자살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그 노래는 알코올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공연 말미에 늘 “God bless!”를 외치며 관객을 웃게 했다.
그는 1996년 록 페스티벌 ‘오즈페스트(Ozzfest)’를 창설해 슬립낫, 툴, 메가데스, 시스템 오브 어 다운, 린킨 파크 등 수많은 밴드를 무대에 올렸다.
긴 머리, 검은 아이라이너, 동그란 안경과 십자가 목걸이로 상징되던 오스본은 2013년 블랙 사바스와 ‘13’을 발표해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고, 2019년 포스트 말론과의 협업으로 30년 만에 빌보드 톱10에 복귀했다.
그는 록의 반항아에서 세월을 넘어선 전설로 남았고, 마지막까지 음악과 팬들과 함께한 그의 이름은 헤비메탈의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