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지원을 위해 동반 진출한 부품사들이 HMGMA와 현대로(路)를 중심으로 삼각형 구도를 형성했다. 안정적인 부품 공급은 물론 향후 폐수 처리 등을 고려한 전략적 위치 선택이 이뤄진 결과이다.
3일 미국 조지아 주정부 등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HMGMA 전기차 부품 공급을 위해 동반 진출을 확정한 부품사는 현대모비스와 한온시스템, 에코플라스틱, 아진산업, 세원, 서연이화, 서한그룹, 피에이치에이(옛 평화정공·PHA) 등 총 8곳이다. 브라이언 카운티를 비롯해 불로크와 채텀, 에핑엄, 리버티 카운티 등에 공장을 짓고 있다. 모두 HMGMA 설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핵심 지역으로 HMGMA를 중심으로 삼각형 구도를 만들었다.
특히 이들 부품사 공장 부지는 HMGMA와 ‘조지아 항만’을 직통으로 잇는 현대로와 인접하다. HMGMA에 원활한 부품 공급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지 교통 당국의 지원을 토대로 현대로 인프라 개발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는데다 별도 대중 교통 노선이 배치되지 않은 만큼 현대로 이용 빈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조지아주 교통부(Georgia Department of Transportation·GDOT)는 지난해 9월 HMGMA 부지 인근 도로 인프라 개발 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2027년까지 5년간 총 2억 달러(한화 약 2700억원)을 투입, I-16 주간고속도로와 US280 지방도로 교차로를 확장하기로 했다. I-16 주간 고속도로는 새로운 인터체인지와 설치와 함께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US280 지방도로 교차로는 2차로에서 5차로로 늘린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I-16 주간고속도로와 조지아 204(Georgia 204) 국도를 잇는 강변도로(Old River Road)와 US 80 고속도로 개선 작업은 최근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며 조지아 항만청(Georgia Ports Authority, GPA)과 I-16 주간고속도로를 잇는 지미 델로치 파크웨이(Jimmy Deloach Parkway) 도로 확장 프로젝트는 매듭이 지어졌다.
현대차가 마련 중인 폐수 처리 공장 시설 이용도 용이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HMGMA을 비롯한 동반 진출한 협력사 공장들의 폐수와 하수 처리 작업을 돕기 위해 브라이언 카운티에 1억30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 원) 규모 폐수 처리 공장을 짓고 있다. I-16 주간고속도로를 가로질러 HMGMA 상단에 위치한 이곳 폐수 처리 공장은 하루 500만 갤런(1갤런은 약 3.8리터)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업계는 10개 안팎 부품 기업의 추가 진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HMGMA 가동이 시작되는 만큼 다양한 부품사들이 현지 공급망으로 가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계획(2025년 1분기 생산)보다 6개월 가량 앞당긴 2024년 3분기 HMGMA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수요에 따라 최대 50만대까지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IRA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법안이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가 세액공제되는 형태로 보조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미에서 만들거나 조립된 배터리 부품 50%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한 핵심 광물 40% 이상을 사용하면 각각 3750달러씩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전기차 보조금 세부 규칙도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