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인수를 위한 최종 단계만 남겨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지 방문으로 공장 인수 추진에 가속도가 붙으며 빠르게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중 GM과 GM인도(GMI) 탈레가온(Talegaon) 공장 인수 관련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해당 공장 인수를 위한 세부 협상에 돌입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3월 GM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기 위한 텀시트(term sheet·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한 바 있다.
텀시트는 본계약 전 세부적인 협상 조건을 담은 문서로, 법적 구속력이 있다. 해당 텀시트에는 현대차가 GM 탈레가온 공장의 부지와 건물, 생산설비 등을 모두 인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해결사 역할을 하며 최종 계약 시기를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인도 중장기 로드맵 정립을 위해 인도를 방문한 가운데 공장 인수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수 추진 과정에서 현지 노동 당국이 기존 공장 직원 전원에 대한 고용 승계 없이는 승인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기한 데 이어 공장 노조의 법원 청원으로 공장 인수 체류 명령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정 회장 특유의 협상력이 빛났다는 평가다.
공장 이전 비용은 5000만~7500만 달러(한화 약 658억~986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해당 공장 부지는 GM과 MIDC(Maharashtra Industrial Development Corporation)과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상태로 양도 등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해당 공장 인수로 현대차 연간 생산량은 1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까지 합하면 140만대 수준까지 커진다.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은 연간 37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에 추가로 2억5000만 달러(약 3289억 원)을 투자해 생산 설비를 늘리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베뉴 후속 모델을 비롯한 전용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모델과 생산 시기는 최종 계약 체결 이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팩 조립 공장 설립 추진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5월 타밀나두주와 향후 10년간 2000억루피(약 3조128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까지 인도 시장에 아이오닉5 포함해 총 6종의 전기차를 차례로 선보이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