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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대비한 쿠웨이트의 승부수…한국·일본 ‘원유 기지’로 삼았다

비상 상황 가정해 한·일 저장 시설에 원유 선제 배치…수출 중단 '0' 목표 국내 정유업계 "비축 물량 통한 수급 안정화 긍정적"…공급선 다변화 계기 삼아야 전 세계 물동량 20% 통로 마비 위기…쿠웨이트, '해상 유조선'도 걸프해 밖으로 긴급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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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 2026
in 국제, 산업 / IT / 과학, 정치, 최신뉴스, 한국뉴스
Reading Time: 1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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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대비한 쿠웨이트의 승부수…한국·일본 ‘원유 기지’로 삼았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처하자, 쿠웨이트가 한국과 일본을 자국 원유의 전략적 보급 기지로 활용하며 해상 물류 마비에 따른 공급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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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유력 매체인 타임즈 쿠웨이트(The Times Kuwait)가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셰이크 나와프 알 사바 쿠웨이트석유공사(KPC) 최고경영자(CEO)는 프린스턴 동창회보(PAW)와의 인터뷰에서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기 전 아시아 주요 거점국에 원유 물량을 미리 비축함으로써 고객사에 대한 인도 차질을 최소화하는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동맹의 재발견: 왜 한국과 일본인가

쿠웨이트의 이번 행보는 해상 봉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속에서도 아시아 핵심 고객사들과의 신뢰를 유지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셰이크 나와프 최고경영자는 “걸프해 항로의 잠재적 혼란을 예견하고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 원유 공급량을 선제적으로 저장했다”라고 공식화했다.

쿠웨이트가 동북아시아의 두 국가를 비축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깊게 깔려있다. 한국과 일본은 쿠웨이트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동시에, 세계적인 수준의 원유 저장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비상시 수출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저장 시설 사용권을 사전 협의하는 등 치밀한 준비 과정을 거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쿠웨이트의 조치는 단순히 창고를 빌리는 것을 넘어, 비상시 한국 내 비축 물량을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에너지 안보 협력’ 성격을 띤다”라며 “수입선 다변화가 절실한 우리 처지에서도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실질적 마비’…유조선은 이미 걸프해 밖으로

현재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물리적 차단은 면했으나, 선박 위협과 보험 가입 거부 사태가 잇따르며 사실상 해로가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셰이크 나와프 최고경영자는 “최근 며칠간 선박 운항이 실질적으로 멈춰 섰다”라고 우려하며, 이에 대응해 걸프해 내부에 머물던 유조선들을 해협 밖으로 긴급하게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 본토의 안보 상황 역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에너지 시설 인근에 드론(무인기)이 출몰하고, 방공 시스템이 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발음이 민가까지 전달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쿠웨이트는 생산 시설의 가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KPC 측은 비상 대응 계획에 따라 모든 에너지 인프라를 정상 운영 중이며, 미리 배치한 아시아 저장 물량이 해상 운송 차질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는 완충 노릇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방어막의 한계와 향후 과제

다만 이번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웨이트 측 역시 아시아 비축 물량 활용은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안전장치’임을 분명히 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이 조속히 회복되지 않고 봉쇄가 장기화한다면, 비축 물량이 소진되는 시점부터는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수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금융센터의 한 관계자는 “쿠웨이트의 선제적 대응은 원유 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억제하는 데 이바지하겠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상시화되는 상황에서는 특정 지역에 편중된 원유 도입선을 더욱 과감하게 분산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쿠웨이트의 전략적 선택으로 한국은 당장의 수급 위기를 피할 시간을 벌었으나, 중동발 안보 위협이 우리 경제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앞으로 정부와 업계는 중동 산유국과의 저장 시설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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