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인 폴 루세사바기나(68)가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샌안토니오 합동기지의 미 육군 브룩 육군 의료 센터에 도착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루세사바기나와 그의 가족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하고 모든 지원이 적절하고 시기에 맞게 제공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루세사바기나의 딸은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의 미소 짓는 사진과 함께 “폴 루세사바기나는 자유”라며 “아버지가 방금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도착했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25일 석방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폴 카가메 대통령에게 편지로 내가 사면을 받고 석방된다면 여생을 미국에서 조용히 반성하며 보낼 것”이라고 적었다
루세사바기나는 1994년 후투-투치종족간 대학살극이 벌어진 르완다 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이다.
호텔 ‘밀 콜린스’의 지배인이었던 그는 호텔로 대피한 1000여명의 목숨을 구한 영웅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100일간 진행된 내전서 투치족과 온건 후치족 약 80만명이 무차별 학살당했다.
그는 이러한 공적으로 2005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대통령훈장을 받기도 했다.
루세사바기나는 ‘르완다민주변혁운동(MRCD)’의 무장 조직 ‘국민해방전선(FNL)’의 테러 활동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아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르완다 검찰은 그가 사실상 FNL을 창설하고 2018~2019년 테러 자금을 댔다고 주장했다.
루세사바기나는 지난 1996년 벨기에로 망명했고 이후 2009년에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그는 MRCD 활동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FNL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며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2020년 8월에 르완다 당국에 체포됐다. 가족들은 그가 납치당했으며 구금 기간동안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