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희토류의 가공기술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조처를 두고 미국과 일본이 중국에 의존하지 않은 첨단기술 제품 공급망 구축에 대항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최근 ‘중국의 수출 금지 및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하며 희토류 가공 기술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희토류 채굴이나 선광, 정련 등에 관련된 기술의 수출 금지도 추가했다.
전자제품과 군사장비를 만드는 데 핵심 소재가 되는 희토류의 경우, 중국 생산량이 전 세계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광물이다.
중국은 국가 안보, 공공의 이익 등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중국은 희토류 공급을 무기로 활용하며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기도 했다.
2010년 중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당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일본은 희토류를 사용하는 고성능 자석을, 미국은 고성능 자석을 탑재한 첨단기술 제품을 다루고 있어 중국의 수출 중단으로 미·일 양국에서 경제 안보에 대한 위기가 커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또 중국은 이미 지난 7월 미국의 첨단산업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갈륨과 게르마늄 등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또 배터리 핵심 원료인 흑연도 이번 달부터 수출통제 대상에 올렸다.
이에 미국과 일본은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하지 않는 고성능 자석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중국의 희토류 생산 비중이 10년 전 90%에서 지난해 기준 70%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치는 최근 미국 등 서방국이 희토류 가공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가운데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은 희토류 생산은 물론 정련도 장악하고 있어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희토류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해 정련한 뒤 재수입하고 있다.
정련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 시설이 부족할 뿐더러 가공 분야에서도 중국이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 11월부터 희토류 수출업자들에게 희토류의 종류와 수출처 등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