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주애, 군 활동에 ‘광폭 행보’…연이틀 ‘백두혈통’ 입지 과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8일에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일(건군절) 계기 열병식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총비서의 손을 꼭 붙잡고 등장한 김주애는 김 총비서와 얘기를 주고받고, 주석단에 함께 서는 등 다정한 부녀의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인 리설주 여사보다 앞에 서고 군 관계자들과 단체 기념사진을 찍으며 ‘백두혈통’의 입지를 과시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2월8일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거행됐다”면서 김 총비서가 “사랑하는 자제분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8일 저녁 북한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주애는 검은색 롱코트에 짙은 색깔의 빵모자를 쓰고 열병식이 열리는 김일성광장에 도착했다. 그는 군 주요 부대 군기들을 사열하는 김 총비서의 손을 잡고 함께 걷는 등 김 총비서 바로 옆에 자리하며 주석단 뒤편 귀빈석에 자리했다.

신문은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리일환·김재룡·전현철 당 비서 등 고위간부들이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착석했다고 밝혀 그의 입지가 이미 간부들보다 위에 있음을 시사했다.

김주애는 열병식 도중 귀빈석을 이탈해 아버지 옆에 선 모습도 수시로 포착됐다. 김 총비서 옆에 서서 열병식을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거나, 김 총비서와 다정하게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열병식이 끝나고 퇴장할 때도 그는 김 총비서와 동등하게 섰고 리설주 여사 및 고위 간부들이 그 뒤를 따랐다.

김 총비서의 둘째 자녀인 김주애는 작년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매체는 그를 ‘사랑하는 자제분’으로만 언급했지만 우리 정보당국은 그가 김 총비서의 둘째인 김주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10대 초반으로 파악되는 김주애를 자신의 ‘군 관련 행보’에만 동행시키고 있다.

그는 작년 11월26일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축하하는 행사 자리에 참석했고,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올해 1월1일에는 김 총비서와 탄도미사일 조립 기지인 태성기계공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 보도됐다.

김주애는 지난 7일에는 열병식에 앞서 열린 건군절 기념행사에도 참석했다. 열병식까지 포함하면 김주애는 그간 북한 매체에 다섯 번 공개됐는데, 모두 군 관련 행보였다.

북한 매체에서 김주애를 표현하는 표현이 달라지는 점도 눈에 띄고 있다. 처음 등장 때는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호명됐지만, 곧 ‘존귀하신 자제분’에서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점차 호칭이 격상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해 11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 기념사진 촬영 현장에 동행한 김주애.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여기에 김주애가 꼿꼿한 자세로 서서 군 지휘관들로부터 90도 인사, 사실상의 ‘충성의 인사’를 받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일각에서는 김주애가 김 총비서의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주애를 표현하는 호칭이나 어머니인 리 여사보다 그를 먼저 호명하는 보도의 특징 등을 보면 내부적로는 ‘백두혈통’의 직계인 김주애에게 상당한 권위가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서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두고 딸의 사진이 연출돼 있다”면서 “북한의 후계 구도에 대한 판단은 이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